[말이랑 놀자 206] 스스로문, 저절로문



  혼자서 열리는 문이 있어요. 사람이나 고양이가 이 문 앞을 지나가면 어떤 장치가 이를 느껴서 스스로 열린다고 할 만한 문이에요. 자, 그러면 이렇게 혼자서 열리는 문은 어떤 문일까요? 스스로 열리는 문은 어떤 문일까요? 따로 단추를 누르거나 손잡이를 돌리지 않아도 저절로 열리는 문은 어떤 문일까요? 문 앞에 가만히 섰더니 스르륵 열리는 문은 어떤 문일까요? 어른들은 이 문을 가리켜 ‘혼자문’이나 ‘스스로문’이나 ‘저절로문’이나 ‘스르륵문’ 같은 이름을 알맞게 붙일 수 있었지만, ‘자동문’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써요. ‘자동’이라는 한자말은 “스스로 움직이다”를 뜻해요. 그러니까, ‘자동문’이라는 이름을 따지고 보면 “스스로 움직이는 문”이나 “스스로 열리는 문”이니 ‘스스로문’이라는 뜻이 되는 셈이에요. 발을 사뿐히 얹을 적에 스스로 오르내리는 계단이라면 ‘스스로계단’이나 ‘저절로계단’이 되겠지요. 걷지 않고 발만 올려도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면 ‘스스로길’이나 ‘저절로길’이 되고요. 4349.1.27.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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