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향 香


 향이 독특한 나물 → 냄새가 남다른 나물 / 내음이 새로운 나물

 맛도 순하고 향도 좋다 → 맛도 부드럽고 냄새도 좋다


  ‘향(香)’은 “1. 불에 태워서 냄새를 내는 물건. 주로 제사 때 쓴다 2. 향기를 피우는 노리개의 하나. 향료를 반죽하여 만드는데 주로 여자들이 몸에 지니고 다녔다 3. = 향기(香氣)”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향기(香氣)’는 “꽃, 향, 향수 따위에서 나는 좋은 냄새”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향’하고 ‘향기’는 무엇인 셈일까요? 한국말사전 말풀이로는 알 길이 없습니다.


  한국말에는 ‘냄새·내’가 있습니다. ‘향긋하다’라는 낱말도 있어서, 따로 “좋은 냄새”를 가리킬 적에는 ‘향긋하다’를 써요. ‘냄새’나 ‘내’는 “코로 맡을 수 있는 기운”을 두루 아우르기에, “좋은 냄새”라면 따로 ‘향긋내·향긋내음’처럼 새롭게 써 볼 만해요. 4349.2.7.해.ㅅㄴㄹ



마른풀 걷어 태운 연기 향 따라

→ 마른풀 걷어 태운 연기 내음 따라

→ 마른풀 걷어 태운 연기 냄새 따라

《김천영·임덕연-산책》(삶이보이는창,2007) 97쪽


정겨운 삶과 향내가 있는 시장

→ 따스한 삶과 내음이 있는 시장

→ 포근한 삶과 냄새가 있는 시장

→ 살가운 삶과 내음이 있는 저자

《이정용-역설의 세계사》(눈빛,2015) 105쪽


향에 대한 말이 나온 김에

→ 냄새를 다룬 말이 나온 김에

→ 내음과 얽힌 말이 나온 김에

→ 냄새를 말하는 김에

→ 향긋함을 이야기하는 김에

《라파엘 오몽/김성희 옮김-부엌의 화학사》(더숲,2016) 55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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