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앞서 영화를
잠들기 앞서 영화를 하나 본다. 제법 오래된 영화 〈델마와 루이스〉이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무렵에 한국에서도 극장에 걸린 듯한데, 새벽부터 밤까지 학교에 얽매인 나날이었기에 1993년에는 이 영화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는 대목을 몰랐다. 고등학교를 마친 뒤에는 이 영화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러구러 여러 해가 흐른 어느 날 문득 어디에선가 보았지 싶다. 그렇지만 줄거리가 거의 떠오르지 않았다. 아직 아이들하고 함께 볼 수 없는 대목이 나오지만, 언젠가 이러한 영화를 ‘아름답게 자란 아이들’하고 찬찬히 다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삶을 짓는 길, 살림을 짓는 길, 사랑을 짓는 길, 이 세 가지 길이 무엇인가를 즐겁게 보여주는 영화로구나 하고 느낀다. 이 영화를 스무 살을 맞이하거나 고등학교를 마치는 아이들이 보도록 하면 어떠할까 하고 생각해 본다. 4349.2.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