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09. 겨울에 눈이랑 장난감



  겨울은 어떤 빛일까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어느 고장에서 맞이하는 겨울인가요?” 하고 되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알래스카나 시베리아에서 맞이하는 겨울이 다르기도 하고, 의주나 해주에서 맞이하는 겨울이 다르기도 하며, 서울이나 전주나 고흥에서 맞이하는 겨울이 다르기도 하기 때문이에요. 눈이 가볍게 쌓인 마당 한쪽에 후박나무는 푸른 잎이 반짝이고, 곁에 선 초피나무도 노란 잎이 아직 다 떨어지지 않은 고장이라면, 이곳에서 마주하는 겨울빛은 전주나 서울이나 해주나 의주하고도 다르지만, 알래스카나 시베리아하고도 달라요. 똑같은 겨울빛이란 없고, 똑같은 봄빛이란 없어요. 똑같은 삶빛이란 없고, 똑같은 사진빛이란 없어요. 4349.2.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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