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유명 幽明


 과로로 쓰러져 유명을 달리했다 → 과로로 쓰러져 돌아가셨다


  ‘유명(幽明)’은 “1. 어둠과 밝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저승과 이승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 하지만, 이 두 가지 풀이로 쓰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할 만합니다. 다만, ‘유명을 달리하다’ 꼴로 써서 “‘죽다’를 완곡하게 이르는 말”을 뜻한다고 해요. 그런데 ‘죽다’를 부드러이 에둘러 가리키려 하는 말투라 한다면 ‘돌아가시다’가 있고, “이승을 떠나다”나 “이 땅을 떠나다”나 “눈을 감다”다 “흙으로 돌아가다”가 있어요. 4349.2.6.흙.ㅅㄴㄹ



아무런 죄 없이 유명을 달리했고

→ 아무런 죄 없이 죽어야 했고

→ 아무런 잘못 없이 이승을 떠나야 했고

→ 아무런 잘못 없이 목숨을 잃었고

→ 아무런 잘못 없이 돌아가셨고

《김수열-섯마파람 부는 날이면》(삶이보이는창,2005) 27쪽


이제는 유명을 달리하기도 한

→ 이제는 죽어서 없기도 한

→ 이제는 죽기도 한

→ 이제는 이승을 떠나기도 한

→ 이제는 이곳에 안 계시기도 한

《에드워드 월도 에머슨/서강목 옮김-소로와 함께한 나날들》(책읽는오두막,2013) 24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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