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03] 아침볕



  ‘아침햇살’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요? 쌀로 빚은 마실거리가 떠오를까요? 아니면 아침에 떠오르는 해님이 비추는 눈부신 햇살이 떠오를까요? 한국말사전을 찾아보면 ‘아침해’나 ‘아침햇살’ 같은 낱말은 없어요. 그러나 우리는 ‘아침해·저녁해’라든지 ‘아침햇살·저녁햇살’ 같은 말을 곧잘 써요. 아침저녁으로 새로운 기운이면서 반가운 느낌이기 때문일 테지요. 사전에는 없지만 ‘아침볕·낮볕·저녁볕’이라 해 볼 만해요. 햇볕은 아침 낮 저녁으로 뜨겁거나 포근한 기운이 다르니까요. 눈이나 비를 놓고 ‘새벽눈·아침눈·낮눈·저녁눈·밤눈’이라 할 수 있고, ‘새벽비·아침비·낮비·저녁비·밤비’라 할 수 있지요. 서로 나누는 인사를 놓고 ‘새벽인사·아침인사·낮인사·저녁인사·밤인사’라 할 만해요. 노래라면 ‘새벽노래 …… 밤노래’가 되고, 놀이라면 ‘새벽놀이 …… 밤놀이’가 되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또 새벽부터 밤까지 우리는 저마다 재미나거나 즐거운 하루를 누리기에, 그때그때 어떠한 삶이랑 살림을 누리는가를 헤아리면서 새로운 말을 지으며 생각을 가꿀 만합니다. 4349.1.26.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