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터 치우면서 읽는 시집



  마을 어귀 빨래터를 치운다. 아이들은 아버지 둘레에서 신나게 ‘겨울 물놀이’를 한다. 손발이 시리도록 물이끼를 걷어낸 뒤에 손발을 말리려고 빨래터 울타리에 걸터앉는다. 해바라기를 하면서 시집을 펼친다. 손에 묻은 물기가 마른 뒤에 천천히 넘긴다. 겨울바람과 겨울볕을 함께 맞이하면서 읽는 시집이 싱그럽다. 시집에 깃든 이야기도 반갑다. 두 아이는 더 놀고 싶어 하지만, 이 겨울바람을 살짝 쐬고 들어가면 어떠할까? 우리는 우체국에도 나들이를 다녀와야 하지. 아이들을 살살 달래면서 집으로 들어온다. 4349.2.2.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책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