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36. 2016.1.25. 떡 한 접시



  마을길에 쌓인 눈을 아침 일찍 아이들하고 신나게 쓸었다. 쓸어낸 눈은 그러모아서 우리 집 마당으로 옮겼다. 낮이 되니 마을길은 깔끔하게 눈이 다 녹았다. 아침에 안 쓸었으면 아이들하고 눈놀이를 못 했겠네 하고 생각하며 대문 앞에 서서 해바라기를 하는데 마을 할머니 한 분이 지나가신다. 어제 윗집에서 제사가 있었다는데, 그때에 지은 떡을 회관으로 가져가시다가 우리(아이들하고 나)를 보시더니 흰떡하고 고물떡을 나누어 주신다. 대문 앞에서 손바닥에 떡을 얼결에 받고는 접시로 옮긴다. 아이들이 먹기 좋도록 가위로 썰어서 놓았더니 두 아이가 그야말로 게눈 감추듯이 놀다가 먹다가 하면서 깨끗하게 다 비우고 한 점도 안 남겨 놓았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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