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94] 호빵



  추운 겨울에 뜨끈뜨끈하게 익혀서 호호 불며 먹는 ‘호빵’을 멋모르고 크게 한입 베다가는 혀나 입천장이 델 수 있어요. 1971년에 처음으로 나온 호빵은 참말 ‘호호’ 불면서 먹는 빵이라는 뜻으로 나왔어요. 여기에, 온 식구가 ‘호호’ 웃으면서 맛나게 먹는 빵이라는 뜻도 함께 담겼어요. 이름이 참 재미있지요? 그러면, 후후 불며 후후 웃는 몸짓으로 먹으면 ‘후빵’이 될 수 있겠지요? ‘찐빵’은 김에 쪄서 익히는 빵이에요. 말 그대로 쪄서 먹으니 ‘찐빵’이지요. 빵은 으레 구워서 먹는데, 굽지 않고 찌니까 ‘찐빵’이라는 이름을 따로 써요. 팥을 넣으면 ‘팥빵’이 되고, 크림을 넣으면 ‘크림빵’이 되지요. 초콜릿을 넣은 ‘초코빵’이 있고, 딸기 맛을 낸 ‘딸기빵’이라든지 치즈를 녹여서 넣은 ‘치즈빵’이 있어요. 떡 가운데에도 ‘호떡’이 있는데, 이 호떡은 호호 불면서 먹는 떡이라기보다 “중국사람이 빚은 떡”이라고 해서 ‘호떡’이라고 해요. 호떡은 ‘호(胡)’라는 한자를 써요. 그렇지만, 호떡도 호호 불며 호호 웃는 몸짓으로 먹는다고 하면서 ‘호떡’처럼 써도 재미있어요. 팥을 넣으면 ‘팥떡’이고, 수수를 넣어 ‘수수떡’이며, 수수랑 팥을 함께 넣어 ‘수수팥떡’이에요. 4349.1.23.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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