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05. 유자알, 유자씨



  우리 집 뒤꼍에서 유자알을 땄습니다. 아이들하고 함께 땄어요. 이 유자알을 아이들하고 함께 헹구고 나서는 함께 마당에서 평상에 앉아서 유자알을 다듬었지요. 나는 유자알을 다듬고, 두 아이는 내 곁에서 조잘조잘 소꿉놀이를 하면서 놀아요. 두 아이는 마냥 놀기만 하지만, 나는 아이들 놀이짓이랑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새롭게 기운이 나서 유자씨를 살뜰히 훑어서 유자차를 담급니다. 손이 많이 가고 손목이 저리면서 등허리가 결리는 일이지만, 이쁘장한 유자씨를 이쁘게 쳐다보면서 칼을 놀립니다. 이렇게 유자를 썰고 다듬고 씨를 추려서 유리병에 담근 지 두 달 만에 아주 맛나게 ‘우리 집 유자차’를 느긋하게 누립니다. 4349.1.2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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