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름벼리가 눈길을 달려서



  읍내마실을 다녀오는 날이면 언제나 사름벼리가 앞장서서 달려간다. 읍내마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적에 아버지는 늘 짐가방이 묵직하고 손에는 천가방도 드는데다가 으레 동생을 품에 안으니까, 큰아이가 씩씩하게 먼저 달려가서 대문을 열어 주고는 기다린다. 눈발이 날리는 겨울에 사름벼리는 한결 기운차게 달리면서 눈을 먹는다. 너희들하고 함께 지내며 날마다 얼마나 기쁜지 몰라.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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