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83] 점글·점길·손말·손빛



  눈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마음으로 앞을 보면서 이웃을 사귀어요. 눈으로 앞을 볼 적에는 눈에 기대어 글씨를 읽고 얼굴빛을 살핀다면, 마음으로 앞을 볼 적에는 오로지 마음으로 서로서로 어떤 숨결일까 하고 읽지요. 마음으로 앞을 보는 사람은 ‘손’을 써서 ‘손결(손 느낌)’로 물건을 느끼고 얼굴을 느끼며 글씨를 헤아려요. 하얀 종이에 조그마한 동그라미 무늬를 오돌토돌하게 내어 손끝으로 살펴서 읽도록 하는 글씨를 헤아립니다. 오돌토돌하게 튀어나온 글씨를 가리켜 ‘점글(점자)’이라 해요. 때로는 길바닥에 있는 살짝 도톰하게 튀어나온 판을 볼 수 있어요. 길바닥에 있는 도톰하게 튀어나온 판은 바로 앞을 못 보는 사람이 걸어다닐 적에 길을 잘 어림하도록 돕는 자리이지요. 이러한 길은 ‘점길(점자블록)’인 셈입니다. 그리고 말을 입이 아닌 손으로 나누는 사람이 있어요. 손으로 말을 나누려면 손짓하고 손가락짓을 바지런히 하지요. 이처럼 손으로 나누는 말은 ‘손말(수화)’이라 합니다. 손말을 나누는 이웃이 있으면 즐겁게 손말을 배워 보셔요. 우리 두 손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고운 손빛이 됩니다. 4349.1.19.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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