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81] 날개 나래



  학교에서는 ‘상상화’를 그리라고 가르치거나 시킵니다. 나는 어릴 적에 ‘상상화’가 무엇인지 갈피를 잘 잡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상상’이라는 말부터 살갗으로 느끼기 어려웠어요. 어른들한테 상상화가 무엇이냐 하고 여쭈면 “상상을 그리면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다시 ‘상상’이 무엇이냐 하고 여쭈면 ‘생각’을 그리라고 하다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생각’을 그리라고도 하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그리라고도 했어요. 이때에 비로소 알아차리지요. 아하, ‘꿈을 그리면’ 되는구나 하고. 이러면서 고개를 갸우뚱하지요. 꿈을 그린다고 한다면 ‘꿈그림’이라 말하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을까요?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나기를 바라거나 이루려는 꿈이라면 ‘앞꿈그림’이나 ‘새꿈그림’이라 이름을 붙일 만해요. 종이 한 장을 책상에 펼치고 내 꿈을 가만히 헤아립니다. 내 꿈에 날개를 달아 보려고 합니다. 꿈날개를 펼쳐서 새로운 생각을 지으려고 합니다. 때로는 꿈나래를 펄럭이면서 마음껏 온갖 생각을 지으려고 합니다. ‘나래’는 ‘날개’를 가리키는 옛말이라고도 하고 고장말이라고도 해요. 4349.1.19.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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