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04. 아버지한테 선물
자전거를 몰고 숲마실을 간 시골순이는 붉나무 잎이 곱다면서 자꾸자꾸 뜯고 또 뜯습니다. 이렇게 붉나무 잎을 한손 가득 뜯은 뒤에 시골순이가 보기에 가장 곱구나 싶은 잎을 건넵니다. “자, 아버지, 선물.” 아이는 저 스스로 가장 곱다고 여기는 것을 선물로 줍니다. 나는 아이한테 가장 곱다고 할 만한 것을 선물로 받습니다. 그래서 나는 “괜찮아. 네가 부채처럼 들고 놀아.” 하면서 돌려줍니다. 나로서는 아이한테 마음을 받을 수 있으면 넉넉하고, 나도 아이한테 마음을 줄 수 있으면 기쁩니다. 오늘 이곳에서 함께 짓는 삶이랑 살림이야말로 더없이 고운 선물입니다. 4349.1.1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말/사진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