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남은 자국 (사진책도서관 2016.1.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지난 2015년 12월에 서울 나들이를 하면서 서울 홍제동에 있는 〈대양서점〉을 들렀다. 〈대양서점〉은 지난 12월 31일을 끝으로 문을 닫기로 했다. 마지막 인사가 되겠구나 싶어서 서울에 마침 볼일이 있을 적에 들렀고, 이날 장만한 책을 열흘 즈음 지나고서야 비로소 끌렀다.


  헌책방 〈대양서점〉에서 책을 고를 적에도 얼핏 보기는 했지만, 그날 고른 책 가운데에는 ‘페스탈로찌 평전 번역판’이 한 권 있었다. 이 번역판은 독일에서 나온 ‘페스탈로찌 평전’을 ‘일본에서 일본말로 옮긴 판’이었는데, 아마 한국에도 이 ‘일본 번역판’이 먼저 들어오거나 알려졌으리라.


  이런 책을 알아볼 사람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요즈음은 거의 없지 않을까? 페스탈로찌 연구로 세계에서 손꼽는 학자는 일본사람이고, 내가 서울에서 만난 그 ‘페스탈로찌 평전 번역판’은 바로 그 일본사람이 옮긴 책일 뿐 아니라, 그분이 손수 이녁 이름을 적어서 누군가한테 선물한 책이었다.


  그리고 그날 고른 책 가운데 손바닥책이 제법 되는데, 어느 책은 부산 영광도서 딱지가 고스란히 있다. 부산 영광도서 전화번호 국번이 한 자리일 적에 쓰던 딱지이다. 어느 분이 이 책을 즐겁게 사서 읽었을까 하고 헤아리면서 낡은 딱지를 쓰다듬어 본다. 오늘 내 손에 들어와서 우리 도서관에 놓이는 이 작은 책, 또 일본을 거쳐서 한국에 들어온 묵은 책, 이러한 책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새로 빚을 만할까.


  두 아이는 도서관 둘레에 쌓인 흙더미를 호미랑 꽃삽으로 찍으면서 잘 논다. 이 찬바람에도 흙놀이가 가장 재미있다고 한다. 얼마나 대견하고 씩씩한지 모른다. 이 아이들한테 푸른 숨결이 흐르는 숲책을 고이 남겨 주어서, 아이들 마음속에서 싱그럽게 피어나는 새로운 꽃노래가 자랄 수 있기를 빌어 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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