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77] 함석헌 집



  함석헌이라는 분이 있어요. 이분이 지난날 한 일을 기려서 ‘함석헌 기념관’이라고 하는 곳이 섰어요. 어린이문학을 널리 쓴 이원수 님을 기리는 ‘이원수 문학관’이 있고, ‘토지문학관’이나 ‘혼불문학관’처럼 뜻있는 일을 했거나 뜻있는 글을 쓴 분을 기리는 곳을 가리켜서 ‘기념관’이나 ‘문학관’ 같은 이름을 붙여서 새로운 집을 올리곤 해요. 여러 기념관이나 문학관을 살펴보면 으리으리하게 올린 집도 있지만 조촐하거나 수수한 집도 있어요. 그래서, 어느 모로 본다면 기념관이나 문학관은 ‘함석헌 집’이라든지 ‘이원수 집’이라 할 만하고, ‘토지 집’이나 ‘혼불 집’이라 할 만해요. 살림살이를 가꾸는 ‘집’이면서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넉넉하고 느긋하게 지내는 ‘집’이라고 할 테니까요. 어른들은 ‘기념관’이나 ‘문학관’ 같은 이름을 써야만 널리 기릴 수 있다고 여기기 일쑤이고, ‘역사관’이나 ‘박물관’ 같은 이름을 써야 비로소 뜻있는 자리가 된다고 여기기 마련이에요. 이런 이름이 나쁘지는 않은데, 가만히 헤아리면 ‘문학집’이나 ‘역사집’이라 해도 고운 이름이 됩니다. 한글을 기리는 곳이라면 ‘한글집’이나 ‘한글 넋집’이나 ‘한글 아름집’처럼 새로운 이름을 지어 볼 만하지요. 4349.1.7.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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