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03. 맨발로 흙놀이



  흙놀이를 하고 싶은 아이들은 소꿉 그릇을 들고 마을 곳곳을 돌면서 흙을 퍼다 나릅니다. 뒤꼍이나 텃밭에도 흙이 있지만, 가까이 있는 흙보다는 마을 한 바퀴를 빙글빙글 맨발로 돌면서 흙을 조금씩 퍼서 마당 한쪽에 쏟습니다. 그러고는 찬바람이 불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맨발에 맨손으로 흙놀이를 합니다. 참으로 대단하구나 하고 생각하다가는, 나도 어릴 적에 이 아이들처럼 흙놀이를 했고, 나를 낳은 어버이도 틀림없이 오늘 이 아이들처럼 흙놀이를 했겠거니 싶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아이들은 모두 씩씩하게 흙을 만지면서 자랐을 테고, 이 흙내음을 온몸으로 아로새기면서 흙살림을 짓는 멋지고 씩씩한 시골지기로 살았을 테지요. 4349.1.8.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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