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햇살 (사진책도서관 2016.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두 아이는 우리 도서관 건물 옆에 쌓인 흙더미를 호미로 파헤치며 놉니다. 한겨울이어도 맨손으로 흙놀이를 누리면서 온통 흙투성이가 됩니다. 여름에는 땀내음으로 하루가 멀다 하면서 옷을 갈아입더니, 겨울에는 흙투성이로 하루가 멀다 하면서 옷을 갈아입습니다. 이 아이들은 책을 무릎에 얹으면 누가 불러도 못 알아듣고, 신나게 놀 적에도 아뭇소리를 못 들어요. 오직 저희 마음속 웃음소리만 듣습니다. 겨울비가 내린 뒤 찬바람이 새삼스레 불지만 이곳 고흥은 무척 포근합니다. 참말 예부터 멋진 날씨를 받은 고장이에요. 따순 고장에서는 아이도 어른도 따순 사랑을 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하늘을 가득 덮은 구름이 천천히 걷히며 겨울 햇살이 퍼지고, 이 햇살을 받는 한겨울 봄까지꽃도 유채꽃도 동백꽃도 곱습니다. 매화나무에는 작은 겨울눈이 봉긋봉긋 돋아서 곧 깨어나려 합니다. 책이 있는 우리 도서관은 어떤 숨결로 새로 깨어날 수 있을까요? 시골에 있는 우리 도서관은 어떤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터전이 될 수 있을까요? 올해부터는 도서관 이름을 새로 붙이고, 아이들하고 한결 신나는 배움마당을 일구면서 여러모로 뜻있는 책을 선보이도록 힘쓸 생각입니다. 이 도서관을 건사한 아홉 해 발걸음은 몹시 투박하거나 무척 어설펐다고 할 만한데, 이런 발걸음을 고이 여겨 지켜보는 눈길이 있어서 늘 새삼스레 기운을 내는구나 싶어요. 지킴이 이웃님들한테 먼발치에서 생각씨앗 북돋우는 몸짓이 되도록 기지개를 켜려 합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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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ㄱ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ㄴ : 지킴이로 지내며 보탠 돈이 200만 원을 넘으면 된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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