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보관 保管


 보관에 주의하다 → 잘 살펴서 두다 / 둘 적에 잘 살피다

 보관이 편리하다 → 두기 좋다 / 건사하기 좋다

 이 물건은 보관이 간편하다 → 이 물건은 두기 좋다 / 이 물건은 간수하기 좋다


  ‘보관(保管)’은 “물건을 맡아서 간직하고 관리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간직하다’는 “물건 따위를 어떤 장소에 잘 간수하여 두다”를 뜻한다고 하고, ‘간수하다’는 “물건 따위를 잘 보호하거나 보관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관리(管理)하다’는 “1. 어떤 일의 사무를 맡아 처리함 2. 시설이나 물건의 유지, 개량 따위의 일을 맡아 함”을 뜻한다고 하고요. 이러한 말풀이를 살핀다면 ‘보관하다 = 맡다 + 간직하다 + 관리하다’인데, ‘간직하다 = 간수하다’이고 ‘간수하다 = 보호하다 + 보관하다’입니다. ‘보관’은 ‘간직’하고 ‘간수’를 거쳐서 다시 ‘보관’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관리하다’라는 한자말은 ‘맡아서 하다’를 뜻하니까 ‘보관’이라는 낱말을 한국말사전에서 “맡아서 관리함”으로 풀이하면 “맡아서 맡아서 하다”를 가리키는 셈이지요. 뜻풀이가 빙글빙글 돌면서 몹시 엉성합니다. 이렇게 빙글빙글 돌고 도는 말풀이는 고요히 내려놓고 ‘간직하다’나 ‘간수하다’ 같은 한국말을 알맞게 쓰고, 때에 따라서는 ‘건사하다’나 ‘두다’나 ‘모시다’나 ‘갈무리하다’ 같은 낱말을 쓰면 됩니다. 4349.1.7.나무.ㅅㄴㄹ



깨끗하게 청소해서 보관하고 계셨던

→ 깨끗하게 닦아서 두고 계셨던

→ 깨끗하게 닦아서 간직하고 계셨던

→ 깨끗하게 손질해서 간수하셨던

→ 깨끗하게 손봐서 모셔 놓았던

《후쿠오카 켄세이/김경인 옮김-즐거운 불편》(달팽이,2004) 158쪽


내가 그 쌀을 안전하게 보관할 것이니라

→ 내가 그 쌀을 안전하게 건사할 것이니라

→ 내가 그 쌀을 잘 둘 것이니라

→ 내가 그 쌀을 알뜰살뜰 간수할 것이니라

《데미/이향순 옮김-쌀 한 톨》(북뱅크,2015) 6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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