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씩 (사진책도서관 2016.1.2.)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



  이제껏 어떤 몸짓으로 살았는가 하고 돌아보면 늘 ‘한걸음씩’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몸짓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이제부터 한걸음씩 내딛는 몸짓으로만 그치지 말고 ‘한걸음에 온마음을 쏟는 몸짓’으로 거듭나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딛는 한걸음으로 그치지 말고, 걸음 하나에 온마음을 쏟고 온힘을 기울이며 온사랑을 담을 수 있는 걸음걸이가 되자고 생각한다.


  새해 첫날부터 수레에 책을 싣고 도서관으로 나른다. 집에 너무 쌓인 책을 날마다 차근차근 갈무리해서 도서관으로 옮긴다. 겨울이 포근한 고흥이니 집에서도 도서관에서도 더 씩씩하게 살림을 추스르자. 작은아이가 여섯 살로 접어들고 큰아이가 아홉 살로 들어서면서, 이제 두 아이는 도서관 둘레 흙무더기에서 꽃삽이나 호미로 땅을 쪼거나 뒹굴면서 잘 논다. 나는 이동안 도서관을 홀가분하게 추스를 수 있다.


  잘 논 아이들을 다시 수레에 태우거나 논둑길을 빈 수레를 끌고 달리면서 함께 논다. 집으로 돌아와서 흙 묻은 옷을 모두 갈아입히고 함께 배움놀이를 새로 한다. 잡지 〈POLARIS〉에 우리 도서관하고 보금자리 이야기가 실렸다. 슬쩍슬쩍 읽다가 덮는다. 잡지에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오늘 이곳에서 한결 기운차게 내딛으면서 노래하고 꿈꿀 한걸음에 마음을 쏟자.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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