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다시 만나는 봄까지꽃



  봄까지꽃이 다시 핀다. 바야흐로 겨울이 무르익는다는 뜻이다. 봄까지꽃이 피려면 반드시 찬바람이 불어야 한다. 이러면서 따사로운 햇볕이 있어야 한다. 봄까지꽃 같은 새봄맞이 들꽃은 찬바람하고 따순볕 두 가지가 어우러져야 살그마니 고개를 내밀면서 웃는다. 바람만 차거나 볕만 뜨거우면 이 새봄맞이 들꽃은 피어나지 못한다. 달리 말하자면, 새봄맞이 들꽃이 싱그러운 숨결로 깨어나서 노래할 수 있는 터전이란, 고단한 길에서도 꿈을 품는 의젓한 숨결이 흐르는 터전이라고 할까. 힘든 나날에도 새로운 사랑을 그리는 씩씩한 넋이 일어서는 터전이라고 할까. 봄꽃은 봄에 만나지만, 새봄맞이 들꽃은 봄이 오기 앞서 겨울에 만난다. 이 겨울 들꽃을 바라보면서 아무리 춥거나 모진 겨울이라 하더라도 새삼스레 기운을 차리면서 살림을 짓자고 거듭 다짐할 만하다. 4349.1.3.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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