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을 새롭게 읽기



  글을 써서 누군가한테 읽히는 일이란 무엇일까? 그동안 누리사랑방에만 올리던 ‘책느낌글’을 지난해부터 누리신문 오마이뉴스에도 올리는데, 어느 글은 더 사랑받기도 하고 어느 글은 좀처럼 사랑받지 못하기도 한다. 어느 글은 아예 기사로도 뜨지 않는다. 기사로도 뜨지 않는 글이 나오면 어느 대목에서 얼마나 글을 못 썼기에 이렇게 되나 싶은데, 곰곰이 그 글을 되읽고 돌아보노라면 ‘내가 아닌 남이 바라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하는 대목을 조용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처음 그 책느낌글을 쓸 때처럼 땀을 줄줄 빼면서 고쳐쓰기를 한다. 며칠 앞서 《우주 산책》이라는 책을 놓고 책느낌글을 한 꼭지 썼는데 이 글을 처음과 끝 서너 대목만 그대로 둔 채 나머지를 모두 지우고 새로 썼다. 이렇게 하는 동안 책 한 권을 새롭게 읽는다. 나 혼자만 즐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웃한테 들려줄 이야기를 돌아볼 적에 어떠한 목소리와 어떠한 몸짓이 되면 한결 재미나면서 아기자기하겠느냐 하는 결을 새삼스레 되새긴다. 4349.1.2.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삶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