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00. 겨울에 날릴 씨앗



  겨울에는 겨울 씨앗을 날립니다. 겨울이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봄 씨앗을 날리고, 여름에는 여름 씨앗을 날리지요. 철마다 다 다른 풀이 돋고 꽃이 피며 씨앗을 맺거든요. 시골에서 나고 자랐으면 철마다 다 다른 풀이며 꽃이며 나무를 한결 넓고 깊이 어릴 적부터 익혔으리라 생각해요. 그러나 도시에서 나고 자랐어도 스스로 마음을 기울여 바라보면 어릴 적부터 얼마든지 숲바람을 마시거나 숲노래를 부를 수 있어요. 솜털이 보드랍게 달린 박주가리 씨앗을 겨울 한복판에 아이들하고 마당에서 날리며 이 겨울을 새롭게 비추는 숨결이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작은아이는 아버지 고무신을 꿰고 마당에서 놉니다. 4348.12.3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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