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96. 억새풀 놀이
즐겁게 웃을 적에 놀이가 됩니다. 즐겁게 노래할 적에 놀이로 거듭납니다.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울 적에 비로소 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둑길을 따분하게 걷는다면 놀이가 태어나지 않습니다. 논둑길을 왜 걸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놀이를 마음속에서 길어올리지 못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마음 가득 놀이를 떠올리거나 그리거나 생각하기에 참말 즐겁게 웃고 노래하면서 이야기하는 놀이를 누린다고 느낍니다. 억새풀 놀이를 하려고 논둑길을 걷지는 않습니다. 논둑길을 걷다가 억새풀을 보았고, 억새풀이 바람 따라 춤추는 모습을 보았기에, 이 억새풀을 한 포기 뜯어서 서로 간지럼을 태우는 놀이가 저절로 태어납니다. 4348.12.2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넋/사진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