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뜨끔
아침에 밥을 하면서 고구마를 여린 불로 구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손질하다가 그만 엄지손가락을 칼로 포옥 찔렀다. 아침을 다 짓고 나서 칼을 새로 갈려고 했기에 그나마 날이 덜 선 칼이었고, 아차 하고 느끼면서 살며시 칼을 뺐으니 피가 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물이 닿으면 뜨끔하고 뭘 하면 자꾸 따끔하다.
밥을 짓다가 손가락을 칼로 베면 어릴 적에 들은 ‘애들 같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러게 몸뚱이는 어른이라지만 아직 애들 같아서 칼도 어수룩하게 놀리면서 손가락을 또 베네. 4348.12.22.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