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94. 밥상맡에서 곯아떨어지기



  낮잠을 거르면 몹시 힘들어 하는 작은아이인데, 재미나게 놀 수 있으면 낮잠쯤 그야말로 거뜬히 건너뛰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 자그맣고 여린 아이인 터라, 낮잠을 안 자고 내처 놀기만 하면, 서너 시라든지 너덧 시에 스르르 눈이 감기거나 쉽게 골을 부리지요. 밥이나 주전부리를 먹을라치면 배고픔보다 졸음이 먼저라, 몇 숟갈 뜨지도 못하고는 고개를 이리 까딱 저리 까딱 하다가 아버지 무릎을 찾아서 폭 기댑니다. 밥상맡에서 곯아떨어진 아이를 내 무릎에 누여서 토닥이다가 이불을 가져와야겠구나 싶어서 곁님 무릎으로 옮깁니다. 이불을 덮어 주고 다시 토닥여 줍니다. 4348.12.15.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