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93. 밥상을 차리면서
밥상을 차리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를 부르지 않고서야 밥상을 차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노래를 부르지 않고 골을 부리거나 성을 내면서 밥상을 차리면, 아 이런 밥상은 나부터도 앉고 싶지 않더군요. 칼질을 하고 남새를 다듬으며 꽃접시에 밥이랑 국이랑 반찬이랑 한 가지씩 올리며 밥상을 차근차근 채우는 동안 즐겁게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비로소 아이들도 곁님도 나도 함께 사이좋게 둘러앉을 만하구나 하고 느낍니다. 밥상차림을 왜 사진으로 찍는가 하면, 스스로 노래하며 차린 즐거움을 아로새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대단한 밥이나 멋진 밥을 사진으로 찍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기쁘게 맞이한 밥상을 사진으로도 찍어 봅니다. 4348.12.1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넋/사진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