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74. 길동무



  아이들은 서로 동무이다. 먼저 그냥 동무이다. 이내 말동무가 된다. 이윽고 놀이동무가 된다. 시골에서는 풀이랑 꽃이랑 나무를 함께 즐기니 풀동무·꽃동무·나무동무로 지낸다. 보금자리를 둘러싼 숲이 있으면 함께 숲으로 놀러다니면서 숲동무가 될 테고, 들길을 사이좋게 달리거나 걸으면 들동무가 된다. 어버이와 아이 사이는 서로 길동무가 되면서 삶동무하고 사랑동무가 되리라 느낀다. 어버이와 아이는 함께 이 길을 걸어가니까. 어버이와 아이는 함께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니까. 어버이와 아이는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돌보는 손길로 마주하니까. 마음을 기울이면 마음을 기울이는 대로 새로운 동무가 된다. 배움동무나 책동무나 글동무도 되고, 그림동무나 사진동무나 꿈동무도 된다. 웃음동무라든지 기쁨동무가 될 만하고, 슬픔동무나 눈물동무도 될 만하다. 자전거동무가 되다가 마실동무가 되고, 아침저녁으로 밥동무가 된다. 4348.12.1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집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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