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5.11.25. 큰아이―네 그림선물
빈 우유팩을 잘 말리고 펴서 가위로 오려 놓으면, 나중에 멋진 놀잇감이 된다. 두껍고 새하얀 핀 우유팩 안종이는 종이인형을 오릴 적이든 그림놀이를 할 적이든 아주 쓸모가 많다. 이런 쓸모를 내가 큰아이한테 가르쳐 주기는 했지만, 큰아이가 이 종이를 세모낳게 오려서 그림을 척척 그려서 선물로 내밀 줄은 몰랐다. 세모낳게 빚은 도톰한 종이에 넣은 그림이 곱구나. 이 그림선물은 부엌에 놓고서 밥을 지을 적마다 들여다본다. 밥을 짓는 손길이 꽃내음 흐르는 숨결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