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불러서 맡기기
아침에 아이들을 씻긴 뒤 빨래를 한다. 해는 나지 않으나 비도 오지 않는다. 겨울에는 해가 안 날 적에 빨래 말리기가 쉽지 않지만 바람이 가볍게 흐르니 바람이 잘 말려 주리라 생각한다.
빨래를 마치면서 밥을 끓여야 하기에 두 아이를 부른다. 큰아이가 옷가지를 안아서 마당으로 옮기고, 작은아이는 옷걸이를 챙겨 준다. 나는 이동안 부엌에서 냄비에 불을 넣는다.
이제 두 아이는 작은 심부름을 할 만큼 잘 자랐고, 곧 이보다 조금 큰 심부름도 해 줄 수 있을 테지. 마당으로 나가서 빨래를 널고 들어온다. 밥냄비가 살살 끓는다. 달걀을 삶는 냄비는 불을 끈다. 이제 국만 끓이면 되네. 찬찬히 느긋하게 밥을 지어서 함께 먹자. 4348.12.6.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