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에서 하늘 보기 (황현산) 삼인 펴냄, 2015.11.16. 13000원
시집이 많이 나오지만, 시집을 써야만 시인이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먼먼 옛날부터 아이를 낳아 돌보던 어버이도 시인이었고, 들에서 일하고 숲에서 나무를 돌보던 사람 누구나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배를 뭇고 그물을 드리우면서 바닷바람을 마시던 사람도 누구나 시인이었고, 쇠를 달구거나 그릇을 빚은 사람도 모두 시인이었다. 종이에 붓으로 글씨를 써야만 시인이지 않다. 삶을 노래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인이다. 황현산 님이 쓴 《우물에서 하늘 보기》는 시 한 줄로 삶을 새롭게 읽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 한 줄을 쓰기까지 저마다 어떤 삶을 지으면서 어떤 사랑으로 하루를 일구었는가 하는 대목을 짚는다. 함께 물을 긷는 우물에서 물을 긷듯이, 시 한 줄로 함께 지을 삶을 읽는다. 물 한 동이 긷고 밥을 지으면서 하늘바라기를 하듯이, 시 한 줄로 함께 가꿀 사랑을 이야기한다. 4348.12.2.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