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나귀님님의 "자연을 지키는 것과, 자연에서 살아가는 것.."

지율 스님은 어떤 흔들림없이 튼튼한 생각과 철학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비구니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라고 보아야 좋지 싶습니다. 아직 튼튼한 생각과 철학이 없지만, 차츰차츰 자기 생각과 철학을 가다듬어 나가는 가운데 `고속철도와 자연과 우리 삶'이라는 화두를 보았고, 그 화두를 보았기에 자기 길을 거기에 맞추었겠지요. 자기 화두를 풀 실마리를 어렵사리 대화로 정부와 타협을 했지만, 정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자꾸 약속을 깼고, 이에 크게 실망하고 아무 힘도 없게 된 지율 스님으로서는 어쩌면 집권자가 바라는 대로 `죽어' 주려고 몸을 숨긴 채 기나긴 단식을 했겠구나 싶습니다. 지율 스님은 청와대와 정부기간원이 보호대상자로 점찍고 뒷간엔 언제 가고 뭘 하고 누굴 만나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까지 하나하나 감시를 받는 생활을 해 왔습니다. 이런 형편이었을 때 웬델 베리란 분은 그 나름대로 다른 풀이법을 찾았을 테지요. 사람과 자연이 같이 어우러지면서, 사람은 사람 나름대로 자연을 쓰면 좋지만, `사람 나름대로 쓰는 것이 아닌 문제' 앞에서는 무언가 움직임을 보일 수 있겠지요. 폭력저항이든 비폭력저항이든지요. 간디든 말콤엑스든 킹 목사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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