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 울리는 소리
고흥집을 떠나서 며칠 동안 인천하고 일산으로 나들이를 나오면서 아이들은 마음껏 쿵쿵 뛰지 못한다. 도시에서는 마당을 누리는 한층집이 아주 드물다. 도시에서 사는 여느 사람들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집에서 살기 마련이고, 이러한 층집에서는 발소리를 죽이면서 살살 걸어야 한다.
층집에서 태어나 자라는 아이라면 어릴 적부터 쿵쿵 소리를 내지 않고 걷는 발걸음이 익숙하리라. 마당 있는 집에서 태어나 자라는 아이라면 어릴 적부터 스스럼없이 콩콩 뛰면서 다니는 발걸음일 테지. 땅바닥이나 방바닥이나 마룻바닥을 울리는 다 다른 소리를 듣고 누리면서 씩씩하게 자란다. 바닥마다 다른 결을 헤아리면서 아이들은 더 튼튼한 다리와 몸이 된다.
도시에 있는 모든 층집에서 아이도 어른도 쿵쿵 콩콩 소리를 낼 수 있으면 얼마나 홀가분할까. 도시에서든 시골에서든 아이들이 마음껏 달리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놀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4348.11.30.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