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57] 구름다리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찻길이 있을 적에, 이 찻길 위쪽으로 다리를 놓곤 합니다. 찻길에는 자동차가 다니고, 찻길 위쪽으로 놓은 다리에는 사람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다녀요. 자동차하고 사람이 따로 떨어져서 다니니 서로 나쁘지 않다고 할 만하지만, 아기나 많이 어린 아이나 다리가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는 몹시 힘겨운 다리이지요. 젊고 튼튼한 어른도 다리가 다쳐서 목발을 짚으며 걸으면, 찻길 위쪽으로 드리운 다리는 몹시 고달픕니다. 찻길 위쪽으로 높다랗게 놓은 다리이기에, 이 다리에 올라서면 먼 곳까지 내다볼 만하고 자동차 물결을 내려다보면서 구경할 수 있어요. 제가 어릴 적에 다닌 학교 앞에 이 다리가 하나 있었고, 우리는 이 다리를 건너면서 마치 ‘구름을 밟고 건너는구나’ 하고 느꼈어요. 으레 다리에서 콩콩 뛰거나 달리면서 놀았습니다. 그래서 이 다리를 가리켜 ‘구름다리’라 해요. 참말 구름을 밟고 건너는 느낌이니까요. 골짜기와 골짜기 사이를 잇는 다리도 구름다리예요. 높은 곳을 지나는 바람을 쐬고 먼 곳을 내다보면서 시원합니다. 이 구름다리를 한자말로 ‘육교’라고도 하지요. 4348.11.25.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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