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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지렁이들 - 젊은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세상보기
꿈지모(꿈꾸는 지렁이들의 모임) 지음 / 환경과생명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 책이름 : 꿈꾸는 지렁이들
- 글쓴이 : 꿈지모(꿈꾸는지렁이들의모임)
- 펴낸곳 : 환경과생명(2003.5.15.)
- 책값 : 11000원
얼마 앞서 《환경책, 우리 시대의 구명보트》(환경과생명)란 책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사 보려고 이래저래 알아보았더니 `시중 책방에서는 안 파는 책'이라 하더군요. 아이쿠. 그러면 어떻게 사나 했더니 책을 낸 곳에 전화를 걸어 보라 합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더니, 이 책만 받고 싶으면 우편삯 3000원만 보내 주면 된다고 하고, 환경단체인 `(사)환경과생명' 후원회원이 되면 철마다 잡지도 보내 주고 여러 가지 간행물도 보내 준다고 하더군요. 그래, 환경단체에 뒷배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라 생각해서 기꺼이 후원회원으로 등록했는데, `달라고 하지도 않은 책'을 세 가지나 더 보내 주었습니다. 참 미안하다 싶었지만, 저도 곧잘 이런 책 선물을 즐기기 때문에 고맙게 받자고 생각했습니다.
.. 그러나 자외선 차단제의 부작용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 단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외출하는 것은 주름과 피부 노화뿐 아니라 피부암 발생을 재촉하는 길이라는 사실만 강조될 뿐이다. 또한 햇빛에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은 남성들인데, 광고의 대상은 늘 여성이다. 자외선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모든 인간들이지만 여성의 피부만 차단제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하는 것이다 .. 〈53쪽〉
덤으로 받은 책 가운데 하나는 《꿈꾸는 지렁이들》. `에코페미니스트'란 어렵고 낯선 이름을 내건 분들이 쓴 글을 모았답니다. `에코페미니스트'란 말은 반갑지 않습니다. 뭐, 이름이야 어찌 되든 자기가 좋다는 이름을 써야 할 테니, 이런 이름이 좋다면 쓰라지요. 다만, 어떤 이름을 쓰건 좀더 우리들 보통사람한테 다가설 수 있는 가볍고 푸근한 말을 써 주면 좋겠어요. 아무튼. 《꿈꾸는 지렁이들》은 아직은 `꿈 같은 소리'일 수밖에 없는 온갖 사회 문제를 `환경과 여성'이라는 눈길에서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생리대와 화장품과 엄마젖과 조산부터 해서 호르몬 문제, 여성 노동자 권리, 생명 윤리 이야기, 새만금에서 일하는 여성, 농사꾼 여성, 올림픽과 여성 문제, 에너지 문제와 여성 이야기, 환경 교육과 여성 이야기 들을 차근차근 풀어 나가요. 거의 지식있는 분들이 쓴 글이라 좀 딱딱하고 어려운 말이 많기는 하지만, 자칫 어느 한쪽으로 굳어버리기 쉬운 문제들, (이 글을 쓰는 저도 남성이니) 남성으로서 쉬 생각해 버리기 일쑤인 온갖 문제를 낱낱이 다룹니다.
.. 한마디로 초강력 흡수력과 초박형을 자랑하는 생리대는, 생리를 부끄럽고 더러운 것으로 여기는 가부장적 문화와 정비례 관계에 있다 .. 〈34쪽〉
이 대목을 다르게 받아들이거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테지요. 다만 이런 문제도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억눌리고 고달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생각하면서 `다 다른 목소리'를 `좀더 두루 살피고 듣고 함께할 수 있어야' 좋다고 믿습니다. 그리하여, 《꿈꾸는 지렁이들》은 꿈을(월드컵 4강 신화만이 아닌) 이루려는(차별과 억누름을 떨쳐내는) 사람들 곁에 놓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339.1.2.달.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