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망초 책읽기
우리 집 둘레에는 참새가 많다. 참새와 함께 딱새나 박새도 곧잘 찾아든다. 이 자그마한 새들은 사람이 사는 살림집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주 가까이까지 다가오지는 않으나, 겨울에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줄 잘 안다. 가을걷이를 끝낸 논에도 자주 찾아오는데, 바로 이처럼 작은 텃새가 즐겨찾는 곳에서 쥐꼬리망초라는 들풀이 흔히 돋는다고 한다.
작은 텃새는 쥐꼬리망초 열매를 좋아한단다. 쥐꼬리망초가 살그마니 꽃을 피운 십일월 저물녘을 지나 십이월로 접어들면 이 작은 들풀이 맺는 예쁘장한 열매를 볼 수 있을까. 차츰 차가운 바람이 부는 이즈음에 논둑 한쪽에서 돋는 쥐꼬리망초를 바라본다. 한동안 이 앞에 쪼그려앉아서 한손으로 살살 쓰다듬어 본다. 4348.11.20.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