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63] 골목마을



  이 길에 서자.

  손을 잡고 걷자.

  함께 햇볕 쬐면서.



  모든 길은,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생기고, 그러니 길에 깃든 마을을 읽을 수 있으면 깊고 너른 수많은 이야기가 샘솟으리라 느낍니다. 어깨를 맞댄 집이 다닥다닥 붙었다고 하는 골목마을인데, 작은 집이 촘촘히 모였다고 할 만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조촐한 살림살이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사이좋게 지낸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바라보든 모두 괜찮습니다. 어둡게 바라보든 밝게 바라보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함께 사는 이웃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됩니다. 이 골목에서 손을 잡고 함께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시는 사이인 줄 느끼면 됩니다. 4348.11.20.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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