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186. 유자맛을 보다가 (15.11.16.)



  시골순이가 묻는다. “아버지, 이거 먹어도 돼?” “응? 음, 글쎄. 유자를 그냥 먹는 사람은 못 본 듯한데. 그렇지만 네가 먹고 싶으면 먹어도 돼. 다만, 먹으려면 끝까지 다 먹어야 해.” 얼마 뒤, 작게 썬 유자 한 조각을 입에 넣은 시골순이는 얼굴을 잔뜩 찡그린다. “으아, 왜 이렇게 셔?” “그러게. 시지? 유자는 그냥 먹으면 셔서 다들 유자차로 담가서 먹어.” 시골순이는 끝까지 더 먹어 보려 애쓰다가 “이제 더 못 먹겠어.” 하며 두 손을 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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