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티모시 그린의 이상한 삶
피터 헤지스 감독, 제니퍼 가너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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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그린의 이상한 삶

The Odd Life of Timothy Green, 2012



  내가 두 손을 드는 바람에 나는 내 뜻을 못 이룹니다. 네가 두 손을 들면 너는 네 뜻을 못 이루지요. 그리고, 내가 두 손을 들지 않으면, 나 스스로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 기꺼이 씩씩하게 나아가려 하면, 나는 늘 내 뜻을 아름답게 이룹니다. 네가 두 손을 안 들 수 있으면, 네가 스스로 그만두려 하지 않으면, 네가 기꺼이 튼튼하고 의젓하게 거듭나려 하면, 너는 언제나 네 뜻을 사랑스레 이루고요.


  사랑을 받으며 태어나는 아이는 사랑을 받으면서 살고, 사랑을 받으면서 사는 아이는 사랑을 베풀면서 꿈을 키웁니다. 사랑을 못 받으며 태어나는 아이는 사랑을 못 받으며 살밖에 없는데, 사랑을 못 받으며 살던 아이는 앞으로 어른이 되는 동안 사랑을 베풀거나 꿈을 키울 수 있을까요? 사랑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이웃한테 사랑을 베풀지 못하거나 스스로 꿈을 못 키우지 않을까요?


  오늘날 이 지구별을 가만히 돌아보면, 이웃한테 사랑을 못 베풀거나 안 베푸는 사람을 꽤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여느 사람들 둘레에서도, 또 정치나 사회나 경제에서도, 따스한 사랑을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구나 싶은 사람이 으레 나타납니다. 이들은 ‘잘못된 생각을 푼는 바보스럽거나 나쁜 사람’일까요, 아니면 ‘여태 따스한 사랑을 받은 적이 없던 탓에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못 키운 사람’일까요?


  흙에서 태어난 아이 ‘티모시’가 있습니다. 티모시라는 아이는 ‘몸으로는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두 어버이’가 ‘마음으로 낳은 숨결’입니다. ‘그린 씨 부부’는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이라는 병원 진단을 받아요. 그러나 그린 씨 부부는 꿈을 접지 않습니다. 그만둘 수 없다고, 꿈을 접을 수 없다고 외칩니다. 이러면서 쪽종이에다가 두 사람 꿈을 하나씩 적어요. 맨 먼저 ‘사랑’을 그립니다. 사랑을 받으면서 태어날 아이가 사랑을 나누면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밖에 숱한 꿈을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축구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는다는 꿈까지 그려요. 다만, ‘꿈 그리기’는 여기에서 그칩니다. 두 사람이 낳으려고 하는 아이가 오래오래 이녁 곁에서 아름답게 살면서 새로운 아이를 낳고 언제나 기쁨으로 튼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나아가지는 못 합니다. 그렇지만, 틀림없이 꿈을 그렸어요. 그리고 그 꿈을 연필상자에 담아서 앞마당에 묻지요.


  영화 《티모시 그린의 이상한 삶(The Odd Life of Timothy Green)》은 바로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수수께끼 같은 ‘티모시 그린’을 보여주고, 알쏭달쏭한 아이 ‘티모시 그린’하고 함께한 나날을 보여주며, 삶은 언제나 오직 사랑으로만 즐겁고 아름다이 가꿀 수 있다는 대목을 보여줍니다. 두 사람이 오직 사랑으로 꿈을 심기에 아이가 태어날 수 있고, 두 어버이가 언제나 사랑으로 꿈을 북돋우려 하기에 아이가 자랄 수 있어요.


  혼인잔치를 하기에 어른이 되지 않습니다. 스무 살이 지나기에 어른이 되지 않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꿈을 꾸며 사랑을 빚을 줄 알기에 어른이 됩니다. 언제나 새롭게 사랑하는 마음결로 거듭나기에 어른이 됩니다.


  나무가 햇볕을 바라듯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햇볕을 쬐어요. 나무가 빗물을 반기듯이 온몸으로 빗물을 맞아요. 나무가 가지를 뻗어 그늘을 베풀듯이 내 곁에 있는 이웃한테 싱그럽고 시원한 그늘을 나누어 주어요. 나무가 온 가지에 꽃을 곱게 피워 향긋한 내음을 나누어 주듯이, 또 나무는 꽃이 지고 나서 소담스러운 열매를 맺어 모두한테 베풀듯이, 나와 너와 우리 모두한테 꽃이랑 열매 같은 사랑이랑 꿈을 서로 나누어 보아요.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는 우리 가슴에 있습니다. 수수께끼를 여는 열쇠는 우리 마음에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어서 꿈이라는 열매를 맺어요. 이웃하고 어개동무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하루라면, 이 노래는 머잖아 웃음꽃으로 피어나서 바람에 살풋 실려 온누리를 따스하게 어루만져 줍니다. 4348.11.18.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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