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유자알로 놀이
사름벼리더러 통에 받은 유자알을 바깥물꼭지 있는 데로 옮겨 달라 하니까, 산들보라가 “내가! 내가! 내가 할래!” 하더니, 통을 들고 가지 않고 두 손에 한 알씩 쥐고 오르락내리락했다. 큰아이는 일손을 거든다는 생각이었다면, 작은아이는 놀이를 한다는 생각이었다. 산들보라는 뒤꼍을 오르락내리락 달리면서 히죽히죽 헤헤헤 하하하 웃는다. 멋진 시골돌이요 유자돌이를 바라보면서, 나도 어릴 적에 심부름을 하면서 이렇게 빙글빙글 웃고 놀았겠네 하는 생각이 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