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하늘을 읽는다



  철마다 하늘빛이나 구름빛이 모두 다르다. 철마다 들빛이나 바람빛이 모두 다르다. 구름빛은 다른 줄 느낀다고 하더라도, 바람빛은 어떻게 느낄 만할까? 바람빛은 눈을 감고서 바람을 부르면 느낄 수 있다. 바람빛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


  구름은 비를 머금기도 하지만, 시원한 기운을 머금기도 한다. 구름은 비를 뿌려서 흙을 북돋우기도 하지만, 그저 시원한 기운을 머금으며 흐르는 동안 그늘을 드리울 적에도 흙을 보듬기도 한다.


  따사로운 볕은 온누리에 새로운 숨결이 싹트도록 돕고, 싱그러운 바람은 온누리에 새로운 숨결이 자라도록 도우며, 시원한 구름은 온누리에 새로운 숨결이 눈을 뜨고 씩씩하게 일어서도록 돕는다. 늦가을에 이 하늘을 읽으면서 내 가슴으로 스며드는 기운을 가만히 어루만진다. 4348.11.15.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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