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69. 아이한테 바란다



  나는 아이한테 무엇을 바랄까 하고 돌아본다. 딱히 바라는 것은 없다. 애써 무엇을 바라야 한다고도 느끼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를 생각한다. 어버이인 나부터 내 마음속에서 스스로 사랑을 길어올리는 삶을 생각하고,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저희 사랑을 스스로 기쁘게 가꾸는 삶을 헤아린다. 우리는 이 보금자리를 함께 가꾸면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하루를 누리는 동안 저마다 기쁜 사랑을 곱게 돌볼 줄 알면 된다. 무엇을 아이한테 바라야 한다면 꼭 하나를 바랄 뿐이다. 바로 ‘사랑’ 하나이다. 이뿐이다. 그뿐이다. 달리 무엇을 바라려나. 사랑으로 씨앗을 심고, 사랑으로 마당을 쓸며, 사랑으로 밥을 짓고, 사랑으로 설거지를 한다. 사랑으로 노래를 부르고, 사랑으로 글을 쓰며, 사랑으로 온누리를 어루만지는 어깨동무를 한다. 5458.11.11.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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