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다르기에 고운 찔레꽃



  온누리 모든 꽃이 똑같다면, 꽃을 보고 곱다고 말하기 어려우리라 느껴요. 봄이 무르익을 무렵부터 여름에 접어들 무렵까지 피어나는 찔레꽃도, 일찍 피는 아이와 늦게 피는 아이가 있습니다. 같은 꽃이어도 피는 철과 날과 때가 다릅니다. 우리 삶을 이루는 꽃도 모두 다르기에 그야말로 사랑스럽습니다. 바람이 불어 이쪽을 살그마니 건드리면 이쪽 꽃송이가 춤을 추고, 바람이 불어 저쪽을 가만히 건드리면 저쪽 꽃송이가 춤을 춥니다. 찔레꽃은 유채꽃하고 다르고, 유채꽃은 탱자꽃하고 다르고, 탱자꽃은 장미꽃하고 다르고, 장미꽃은 괭이밥꽃하고 다르고, 괭이밥꽃은 곰밤부리꽃하고 다르고, 곰밤부리꽃은 붓꽃하고 다르고, 붓꽃은 모과꽃하고 달라, 그야말로 모든 꽃은 저마다 달라서 곱습니다. 4348.11.1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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