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린 비 (사진책도서관 2015.11.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참으로 오랜만에 내린 비이기에, 이 비를 반겨야 할 텐데, 둘레에서는 이 비를 썩 안 반기는 눈치이다. 아직 가실(가을걷이)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즈음 가실은 모두 기계를 쓰는 터라, 집집마다 돌아가며 기계를 빌려서 벼를 베니, 집집마다 다 돌아가며 가실을 마칠 때까지는 비가 안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구나 싶다.


  그리 멀잖은 옛날이라면, 새마을운동이 온 나라에 기계와 농약과 비닐을 퍼뜨리지 않던 무렵 옛날이라면, 마을에서 으레 두레와 품앗이로 가실을 했으니, 걱정할 일도 근심할 까닭도 없다. 옛날에는 시골에 젊은이도 어린이도 함께 살았으니, 외려 한결 빨리 가실을 마칠 만했다. 오늘날에는 늙은 할매와 할배가 기계를 빌리지 않고서야 가실을 할 수 없으니 꽤 더디 걸린다.


  비가 뿌리는 한낮에 아이들하고 도서관으로 간다. 아이들더러 “우산 쓸래?” 하고 물으니 “비옷만 입을래.” 한다. 올해에 두 아이 비옷을 새로 장만했으나, 올해에는 그야말로 비도 드문드문 내려서 이 비옷을 입을 일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은 비가 안 오는 날에 비옷을 입고 놀기 일쑤였다.


  오늘 큰아이가 혼자서 도서관 문을 열었다. 이제 손힘이 꽤 붙었구나. 얼마 앞서까지 큰아이는 도서관 샤시문을 혼잣힘으로는 옆으로 밀지 못했다. 이제는 힘도 붙고, 어떻게 해야 열 수 있는가를 깨달은 듯하다.


  이달 마지막 주 토요일인 11월 28일에 인천 배다리에서 ‘시읽기잔치(시낭송회)’를 한다. 우리 아이들하고 글놀이를 하면서 쓴 삶노래(동시)로 마련하는 시읽기잔치이다. 비가 뿌리가 앞서 어제 우체국에 가서 이날 쓸 삶노래 꾸러미를 부쳤다. 오늘부터는 이 시읽기잔치를 알리는 도서관 이야기책을 꾸려야겠다. 빗물을 마시면서 가을빛이 한껏 곱게 퍼지는 나무처럼 풀처럼 꽃처럼, 새롭게 큰숨을 쉬면서 기운을 내자고 생각한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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