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59] 아픈 아이들



  웃으면서 자라고

  아프면서 자라니

  늘 새롭게 눈을 뜬다.



  아이들이 아픕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아니라 온누리 아이들이 아픕니다. 이 나라 아이들이 아프고, 입시지옥으로 내달려야 하는 아이들이 아픕니다. 입시지옥을 지나가도 수많은 지옥이 새삼스레 찾아와서 몸이며 마음이며 아플 수밖에 없는 아이들입니다. 가만히 보면, 오늘 이곳에서 어른으로 사는 사람도 얼마 앞서까지 아이였고, 아픈 아이였다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아픈 아이로 살던 어른들은 아프면서도 씩씩하게 뛰놀며 웃었고, 아프면서도 동무끼리 서로 도우면서 어깨를 겯었어요. 오늘 아이로 지내는 숨결은 틀림없이 아프고 벅찰 텐데, 이 아이들도 곧 스스로 웃음을 터뜨리고 동무를 아끼는 손길을 내밀 테지요. 아프면서도 웃고, 웃으면서 새로 깨어나는 씩씩한 몸짓이 되어 아름다움에 눈을 뜨겠지요. 4348.11.6.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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