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가르쳐야 스스로 배운다



  하루하루 살면서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헤아리며 모레를 내다보노라면, 늘 한 가지를 가만히 깨닫는다. 언제나 스스로 가르쳐야 스스로 배운다. 내가 나를 스스로 가르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못 배운다. 둘레에서 내 마음을 건드린다든지 내 생각을 움직이도록 이끌 수 있으나, ‘움직이는 사람’은 바로 나이다. 내가 스스로 마음을 기울이거나 생각을 해야 비로소 바꾸거나 바뀐다.


  곁님을 만나서 아이를 낳기 앞서까지는 예방주사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동안 주사를 맞을 일도 없었으니 예방주사를 놓고 스스로 배우지 않았다가, 우리 집에 아이가 찾아오기 앞서 비로소 뒤늦게 스스로 배워서 하나하나 익혔다. 책도 찾아서 읽고, 예방주사를 안 놓고 아이를 돌보는 이웃 어버이한테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다만, 책을 읽든 이야기를 듣든, 내가 스스로 이 삶을 누려 보아야 제대로 안다.


  아이들하고 여덟 해를 복닥인 나날은 내가 늘 스스로 새롭게 거듭난 삶이었다고 느낀다. 곁님하고 아홉 해를 북적인 나날도 내가 늘 스스로 새롭게 태어난 삶이었다고 느낀다.


  혼자서도 배우고, 함께 있으면서도 배운다. 배우지 않는다면 나한테 새 아침이 찾아오지 않는다. 배우기에 새 아침이 찾아오고, 배우려는 마음이기에 새롭게 한 해를 누리고, 겨울도 봄도 기쁘게 맞이한다. 나도 곁님도 아이들도 모두 스스로 가르치면서 스스로 배우는 하루를 고즈넉히 지을 때에 참말 스스로 웃고 노래한다. 4348.11.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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