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77. 가을 깊은 범나비 애벌레


  이제는 나비가 왜 우리 집 마당에서 춤을 추는지 압니다. 나비는 우리한테 알부터 애벌레를 거쳐서 번데기와 나비로 거듭나는 몸짓을 곱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도 곁님도 아이들도 우리 집으로 찾아와서 후박나무며 초피나무며 모과나무며 감나무며 유자나무며 동백나무며 뽕나무며 석류나무며 무화과나무며, 나무에 따라 다 달리 찾아드는 나비가 있는 줄 알려주고, 어느 애벌레는 모시잎만 먹고 어느 애벌레는 갓잎만 먹는 줄도 알려주려고 찾아와서 춤을 춥니다. 제법 쌀쌀한 가을날에도 나뭇가지에서 톡 떨어져 평상에서 꼬물꼬물 기는 애벌레를 가만히 지켜봅니다. 참으로 멋진 이웃으로 함께 지내는 숨결입니다. 언제나 새롭게 사진을 찍도록 이끌어 주지요. 4348.11.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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