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다가 잠든 아이



  작은아이가 밥을 먹다가 잠이 든다. 낮잠을 건너뛰는 날이면 으레 밥상맡에서 깊게 잠이 든다. 놀이가 아무리 좋아도 낮잠은 한숨 자면서 놀지. 그래야 밥을 한결 맛나게 먹을 텐데.


  곯아떨어져서 꿈나라로 휙 날아간 아이를 무릎에 누여서 살며시 쉬도록 한다. 이렇게 한동안 있은 뒤 이부자리로 옮긴다. 아무쪼록 몸에 새 기운이 돌 때까지 푹 쉬렴. 이 밤을 지새우고 나서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나도 돼. 고단함은 말끔히 털어야지. 네 몫 밥은 고이 건사할 테니까 그저 느긋하게 꿈나라에서 실컷 놀기를 빌어. 4348.10.31.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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