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72. 빨래터 치우러 가자



  가을이나 겨울에는 한낮에 빨래터에 갑니다. 아침은 아직 선선하고 저녁에는 쌀쌀하거든요. 해가 하늘 높이 올라올 무렵 드디어 밀수세미를 어깨에 척 걸치고 대문을 나섭니다. 나락을 곱게 어루만지는 따끈따끈한 가을볕이 우리 머리카락도 따끈따끈하게 쓰다듬는 기운을 느끼면서 고샅을 걷습니다. 오늘은 어떤 신나는 놀이를 하면서 빨래터에서 놀면 재미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빨래터랑 샘터에 낀 물이끼를 걷으러 갑니다. 나도 아이들 뒤를 따라갑니다. 아이들은 늘 앞장서서 저만치 달려가려 합니다. 사진기를 목에 걸고, 한손에는 밀수세미, 다른 손에는 바가지랑 작은 수세미를 들고 빨래터로 갑니다. 4348.10.25.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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