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이 사는 맛 (채현국·정운현) 비아북 펴냄, 2015.2.27. 13000원
경상남도 양산이라는 곳을 길그림을 펴서 헤아려 본다. 동서남북으로 갑갑하게 막힌 고장이라고 느낀다. 대구랑 부산 사이에 끼고, 울산하고 온산 사이에서 버겁다. 큰도시가 위아래에서 억누르고, 엄청난 공단이 옆에서 춤을 춘다. 그렇다고 양산에 공장이 없지도 않다. 이런 곳에서 효암학원 이사장 일을 맡아서 한다는 채현국이라는 분 이야기를 듣고 《쓴맛이 사는 맛》이라는 책을 읽어 본다. 채현국 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날카로우면서 부드럽고 매서우면서도 너그럽다. 한마디로 하자면 사랑스러운 이야기이다. 다만, 이 책 《쓴맛이 사는 맛》을 엮은 정운현 님은 좀 엉뚱한 샛길로 빠지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곁들인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틀로 엮어서 채현국 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이런 책은 ‘대담집’으로 엮어서 ‘주인공 채현국’이 우리한테 들려주려고 하는 뜻을 생생하게 살릴 적에 제대로 빛나리라 느낀다. 책을 다 읽고서 대단히 아쉬웠다. 채현국 님 목소리가 너무 적다. 4348.10.17.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